[한나라, 도청자료 추가폭로]"사설팀이 청와대 도청하겠나"

 

한나라당 도청 문건 폭로와 관련해 국가정보원이 ‘사설(私設)팀이 (도청을) 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 주장의 신빙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국내 사설 보안업체들의 수준이 대단하지 않으며 더구나 휴대전화를 도청할 수 있는 장비와 기술을 갖고 있지 않다"며 "사설 보안업체가 아닌 또 다른 사설기관이 이 같은 장비를 운용하는 것도 도청 장비를 사설기관이 입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다"고 국정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국내 굴지의 보안업체 관계자는 "세계적인 장비를 갖추고 있는 국정원이 민간 보안업체들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최근 보도에 관심이 있어 휴대전화 감청 장비 개발업체인 미국 CSS사와 접촉을 했는데 국가기관이 아니면 보여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통신보안 안교승(安敎昇) 대표는 "한나라당의 폭로 문건을 자세히 보면 기존의 도청 방식으로 유선전화를 엿들었다고 보기는 힘들고 휴대전화를 도청한 것으로 보인다"며 "장비만 있다면 사설업체라도 도청할 수는 있겠지만 그런 장비를 사설업체나 개별기관이 갖고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설사 사설업체가 그런 장비를 갖추고 도청을 한다고 해도, 국정원이 이를 알았다면 오래 전에 추적 조사를 했을 것"이라며 "휴대전화는 도청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해온 국정원이 난데없이 사설기관이 휴대전화 도청을 했다고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통화 내용이 무차별적으로 도청되고 있다는 사실이 한나라당의 폭로로 밝혀지면서 일반 시민의 도청에 대한 불안감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정원이든, 사설업체든 도청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사회 불안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실련 박정식(朴正植) 정책실 부장은 "국정원이 사설팀이 도청을 한 것으로 떠넘기는 행태는 국가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고 말했다.

고려대 법대 김제완(金濟完) 교수는 "정치인은 물론 일반 국민까지 도청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정부는 도청에 관련된 모든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김선우기자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