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송재종 취재데스크 : 성경섭]


도청 감청 '몰카'

 

⊙ 황외진 기자 :
우리 사회에 엿듣기와 훔쳐보기 실태가 이미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수사기관에 의한 무분별한 감청, 산업스파이에다 심부름 센터같은 사설기관의 도청과 몰래 카메라로 엿보기, 이제는 호텔이나 여관, 화장실을 가릴 것 없이 언제 어느곳에서 자신의 은밀한 사생활과 비밀이 노출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게다가 정보화 사회의 필수적인 PC통신이나 이메일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도청과 감청, 그리고 몰래 카메라로 상징되는 우리 사회의 엿보기와 엿듣기,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영상취재 심승보 / 영상편집 이수용 / AD 이신임

지난달 중순, 민간업자들이 관공서를 도청해서 입찰정보 등을 빼냈다는 사실이 언론에 일제히 보도됐습니다.

⊙ 뉴스데스크 (1999.9.16) :
국가 정보원이 경기도와 관할 시 군을 대상으로 도청 피해실태를 점검한 결과 모 구청장의 의자 밑...

이같은 사실은 경기도청의 보안실태를 점검하던 국가정보원 관계자의 입에서 흘러나왔습니다. 경기도는 부시장 부군수 회의에서 도청 피해사례를 들어가며 보안을 철저히 하도록 지시했습니다.

⊙ 이형구 (경기도청 총무과장) :
사무실의 벽을 뚫어가지고 설치를 하는거를 설명하면서 의자밑에 설치를 해놓은 것을 어떻게 청소를 하다가 떨어뜨렸는지 모양이예요. 그래서 보니까 도청장치가 떨어져 나온거라구.

국가정보원 관계자가 전한 도청사례는 다양했습니다.

⊙ 이형구 (경기도청 총무과장) :
볼펜 만년필 같은데다가도 장치를 한다고 하니까 상당히 놀랍더라구.

민 간업자들이 관청에 도청장치를 설치할 정도인데 일반기업의 도청과 전화감청에 대한 경계심과 공포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지문인식 시스템을 개발한 한 벤쳐기업, 첨단기술 정보의 유출을 막기위해 보안업계를 통해 정기적으로 도청이나 감청장비 설치 여부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 안교승 (한국기업보안사) :
도청장비에서 발생하는 특정한 주파수가 있는지, 고주파를 검색하는 겁니다. 실내 음성에 대한 도청을 탐지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도청기들은 음성신호가 있을 때만 동작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에 말을 할 때만 도청기가 동작.

이 업체는 아예 도청장치가 작동할 경우 경고음을 내는 탐지장치를 설치해 놓았습니다.

⊙ 고웅렬 (주)니트젠 개발팀장 :
고감도가 있고 성능이 좋은 그런 장비들이 손쉽게 의도를 가진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들 손에 들어올 수 있는 사회적 환경에 있기 때문에 굉장히 노출이 많이 돼 있는거죠.

또다른 보안업체가 최근 한 기업에서 발견한 도청장치는 이런 우려를 현실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 보안업체 관계자 :
이건 커텐뒤에서 나온거다.
- 커텐뒤에서?
블 라인드 커텐 돌리는데 한쪽만 돌리고 보통 쳐 놓으니까 쳐 놓은 맨 마지막 부분, 송신기는 제작하기 쉽지만 수신기가 비싸기 때문에 일반 가정에선 사용하기 어렵다. 이 도청기는 전화전용 도청기다. 무선 도청기인데 상당히 좋은 성능이다. 가정으로 들어가기 바로 직전, 전신주 바로 밑에서 발견됐다. 개인집에서 발견됐다.

대부분 세운상가나 용산 전자상가에서 흘러나온 것들입니다. 검찰이 최근 세운상가 등에서 압수한 도청장비와 몰래카메라들은 얼마나 도청이 횡횡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 장비는 휴대폰 베터리에 숨겨진 작은 렌즈와 마이크를 통해 영상과 음성을 수백미터 밖에서도 수신할 수 있습니다. 최근 경찰의 집중적인 단속으로 업자들은 극도로 몸조심을 하고 있습니다.

- 무선은 없어요?
⊙ 세운상가 장비업체 :
없어요, 없어. 아저씨 5백만원 줘도, 있어도 안팔아요.

그렇지만 경찰 추산으로도 천4백여개에 이르는 사설 심부름 센터 등 단골들은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는게 관련업계의 말입니다.

⊙ 보안업체 관계자 :
그 사람들 그쪽을 꿰뚫어 보고 있으니까 그래도 다 팔아요. 먹고 살아야죠. 그 와중에도 저희 업체에 도청기 팔지 않겠냐, 팔아라 아는데 가르쳐 달라는 의뢰가 더 늘었어요.

또, 인터넷을 통해서도 이런 도청장비나 몰래 카메라를 얼마든지 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장비들은 원래 기업보안을 위해 제작된 것이라고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도청기나 몰래 카메라로 얼마든지 쓸 수 있는 것들입니다. 국민회의 김영환 의원의 조사에 따르면 무분별한 도청확산에 우리 국민들은 37.8%가 누군가 사생활을 엿보고 있다는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2580에 경기도 부천의 한 모텔에 몰래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 부천 남부서 경찰 :
점검할 게 있는 데 협조해줬으면 좋겠다. 불법으로 몰래 카메라 설치했다고 해서...

확 인결과 객실 화재감지기 부분에서 최근까지 몰래 카메라를 설치했던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침대 바로 위에 화재감지기 센서를 뜯어내고 핀홀형의 카메라를 설치한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구멍이 없는 정상적인 화재감지기와는 뚜렷히 구별됩니다. 카메라에 연결됐던 전선은 천장을 통과해 창문쪽으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전선은 벽지를 발라 숨겨놓았습니다. 얼마전에 여관을 인수했다는 주인은 당황한 빛이 역력합니다.

⊙ 여관주인 :
인수하기 전에 ○○○이라는 분이 팔고 갔어요.

이렇게 은밀한 장소에서 몰래 카메라로 촬영된 화면들은 세운상가 등지에서 팔려나갑니다. 경찰이 계속 단속한다고 하지만 지금도 이런 곳에서는 몰래 카메라 비디오를 파는 이른바 삐끼들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 몰카도 있고 국산, 일제, 미제, 스웨덴제 다 있어요. CD도 있고 테잎도 있고, 화질 다 좋아요. 잘 나가요.

인 터넷 음란사이트나 PC통신에서도 이렇게 촬영된 비디오를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또, O양 비디오 사건이후 최진실씨 등 유명 여자연예인들의 비디오라며 여러 종류가 나돌고 있지만 모두 가짜로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도난방지 등을 목적으로 초소형의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언제 어디에서 몰래 카메라에 감시당하고 촬영 당할지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 신현덕 (선린전자 차장) :
요즘같은 경우 절에도 가끔 뉴스에 나오지 않습니까? 절같은데는 큰거 달아놓으면 다 싫어하죠. 시주하는 장면을 찍어야 되는데 조그만걸 선호하시는거고...

몰 래 카메라야 단속을 하면 된다고 하지만 누군가 엿보고 있다는 불안감의 원인에는 수사기관의 통신감청에 대한 공포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불안감이 확산된 것은 정치권에서 벌어진 통신감청에 대한 논란이 한 원인이기도 했지만 그 본질은 선진국에 비하면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감청에 대한 통제나 제약이 턱없이 느슨하기 때문입니다. 한 야당 의원에게 제출된 경찰의 노조감청 일지입니다.

⊙ 김문수 (한나라당 의원) :
이런 것들이 너무나 소상하게 기록이 돼 있어서 과연 우리 사회에 비밀이라는거는 단 한 치도 없는 그런 완전 노출된 공간속에서 우리 사생활이 있는거 아니냐...

도청이나 감청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정치인이나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중요한 이야기는 전화로 하지않는다는 것은 상식으로 통합니다.

⊙ 국회의원 보좌관 1 :
그 감청문제 때문에 돈이 더 들었다. (핸드폰)하나 더 사셨다. 그것도 본인 명의로 할 수 없고... 이것도 도청될 거예요. 우리 사무실 도청 잘 돼요.

⊙ 국회의원 보좌관 2 :
심지어 국민들 이메일까지도 뒤진다고 하니까 의원들 자신도 나한테도 그런 것 아닌가 하고...

이 런 불안감에 대해 정보통신부 등 정부와 여당은 실제 전화감청 건수는 지난해보다 줄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보통신부는 지난 97년 6,002건이었던 유선전화 감청건수는 지난해에는 6,638건으로 늘었다가 올 6월까지 2,10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가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휴대폰에 대한 통화내역 등 정보제공, 그리고 PC통신과 이메일에 대한 열람과 사용자에 대한 정보제공 등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휴대폰 등의 사용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감안해도 SK텔레콤 등 4대 이동통신 회사들이 올해 상반기에 경찰과 검찰, 국정원 등에 제공한 정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가 넘게 늘었습니다. 이런 휴대폰 통화자에 대한 정보제공은 간단한 협조공문 한 장으로 쉽게 이루어집니다. 협조공문도 없이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않습니다.

⊙ 휴대폰 회사 관계자 1 :
현장상황이 다녀보면 정기적 출입경찰, 담당 형사들 가끔 와서 구두로 요청하는 경우 없지 않겠죠.

⊙ 휴대폰 회사 관계자 2 :
정부기관에선 이런 것 만만한 것 아니냐해서 요구 막 하는데 상당히 어렵다. 저희 까다롭게 처리한다고 하는데...

최근에는 수사기관이 확실한 범죄혐의도 없는 외국기업인 PC통신 가입자들의 이름과 통신 ID 등 개인정보를 빼내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PC통신회사 관계자 :
외국인이요, 확인해드릴 수가 없어요. 없지는 않지만 그것에 대해서 저희가 확실하게 있다 손 치더라도 있었습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거예요. 전화왔었죠.
- 어느 쪽에서?
곤욕이란 것 그런거다. 정통부에서 왔었고 국정원에서도 왔었고... 그런 것 취조는 아니고 내부적으로...

이메일 역시 법원의 영장을 가져오면 수사기관이 열어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