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증언]

 

"도청 못하는 휴대전화는 없다"
도청방지 전문가가 털어놓은 ‘도청공화국' 실태

 

도 청(盜聽)은 잊을 만하면 다시 부각되는 사회 이슈. 2년 만에 재연된 CDMA방식 휴대전화 도청 논란으로 인해 ‘도청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국내 최고의 도청방지 전문가 안교승씨가 운영하는 한국통신보안(주)는 옷 로비,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의 특별검사팀 사무실을 비롯, 남북정상회담 등 굵직한 행사들의 보안작업에 참여했다. 최근 저서 ‘서울에는 비밀이 없다.-지금은 도청중!'을 출간한 안씨가 털어놓은 도청의 모든 것.

휴대전화 인구가 2000만명이니 3000만명이니 하는데, 여기엔 상당한 허수(虛數)가 존재한다고 본다. 도청(盜聽)을 의식해 남의 명의를 빌려 휴대전화를 몇 대씩 가진 사람들을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아마 수만명은 족히 될 것이다. 여기에 소유한 대수를 곱하면 수십만명의 허수가 존재할 것이라는 결론이 쉽게 나온다. 얼마전 비리혐의로 잠적했던 모씨는 12대의 휴대전화를 갖고 다녔다고 하니 실로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서도 통신보안을 위해 대(對) 도청 보안측정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365일 상시도청 감시장비를 설치하는 추세다. 보안점검중 도청장치를 찾아줬더니 "사실 이건 상대방이 왔을 때 그 동태를 감시하기 위해 우리가 설치한 것"이라고 대수로울 것 ? 愎募?듯 말하는 고객마저 있을 만큼, 그간 도청과 관련해 많은 의식 변화가 있었음을 실감할 수 있다.

대형빌딩 통신실의 주요전화 단자함가운데는 누군가 엿들을 수 없도록 봉인 스티커로 도배한 곳도 적지 않다. 전신주에서 전화선로 보수작업만 하고 있어도 ‘혹시 우리 집 전화를?'하고 의심하는가 하면, 인근 주차장에서 사람이 타고 있는 차량을 보아도 혹시나 싶어 그냥 넘길 수 없는 게 오늘의 세태다.

이처럼 불신은 극에 달해 있다. 누구나 들고 다니는 휴대전화에까지 미니카메라가 장착돼 원하는 모든 것을 즉석촬영해 무선전송할 수 있다. 책상 위에 놓인 전자계산기, 벽에 걸린 액자뿐 아니라 휴대전화까지 다시 봐야 할 지경이다.

O 양, B양이란 이름의 비디오테이프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화장실 가기 무서워 여성들이 미니 ‘몰카 탐지기'를 갖고 다니는 게 현실이다. 어쩌면 우리는 도청과 몰카의 위협에 묻혀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사회의 ‘도청 공포'가 마치 ‘도청 문화'처럼 뒤바뀌면서 시작된 시대적 산물은 아닐까. 더 나아가 ‘도청 신드롬'까지 생겨 대화할 때마다 습관적으로 두리번거리는 사람들? ?눈에 띌 때는 도청이란 것이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하위문화로 자리잡았구나 하는 서글픈 생각이 든다.

 

서울은 ‘스파이 천국'

 

한 번은 모 수사기관에서 도청 실태 파악도 하고 곧 있을 대대적 단속을 위한 준비를 한다며 협조를 요청해왔다. 물론 특정사건을 해결하는 차원은 아니고, 그저 도청전파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춰 서울 시내를 한번 돌아보자는 것이었다. 대체 얼마만큼 도청행위가 자행되고 있기에 도청관련 사고가 끝이 없느냐는 의문에서 출발한 것이기도 했다.

오전 10시 여의도 사무실에서 출발해 마포, 신촌, 남대문을 거쳐 강남으로 이동했는데 놀랍게도 그때 포착된 도청신호가 10여 개를 웃돌았다. 도청이란 것이 필요할 때 이뤄지고, 전화의 경우 통화중에만 전파가 발사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결코 적지 않은 수였다. 그중엔 통화내용, 실내의 대화, 팩스 송수신신호까지 실로 다양하게 포함돼 있었는데 당시 수사관들이 용기백배했음은 물론이다.

올해 국정감사 당시 경찰청장이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답변에서 전국적으로 1400여 사설업자들이 도청을 자행한다고 보고했을 정도니 서울하늘이 도청전파로 ? 沮値??만도 하다.

더 큰 문제는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산업스파이들이다. 이들의 활동은 고스란히 국부 유출의 통로가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곧 국가경쟁력 상실이라는 엄청난 손실로 이어진다.

흔 히 ‘서울은 스파이 천국'이라고 한다. 이 불명예스런 명칭은 우리 스스로 만들어 쓴 게 아니고 외신이 처음 붙인 것이다. 그만큼 서울엔 고급정보가 많고, 한편으론 스파이들이 활동하기 좋은 여건을 갖췄다는 뜻도 되는데, 남북 대치상황에 따른 특수성(이번에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의 존재를 시인한 것을 보라!)에다 미국·일본·러시아 등 열강들의 각축장이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한국 주재 외국 대사관들이 치외법권지대임을 최대한 활용해 외교업무 외에 산업스파이의 거점이 될 수 있음도 경계해야 한다.

최근 또 다시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 휴대전화 도청 논란이 제기되었다. 2년 전 국정감사 당시 미국의 모 업체가 휴대전화 도청장비를 개발했다는 논란이 벌어진 이후 수면 아래 가라앉았던 의혹이 다시 증폭된 것이다.

 

말 많은 CDMA 도청 논란

 

사 실 CDMA방식 휴대전화가 도청된다고 해서 무슨 천인공노할 일도 아니고, 오히려 국익을 위해서라도 CDMA방식이든 다른 그 어떤 방식이든 합법적 감청이 가능하도록 통로를 열어놓아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국내 안보여건의 특수성과 조직폭력·마약·인질·유괴 등 강력범죄 수사의 경우 통신제한조치는 반드시 행해져야 하며, 이를 통해 더욱 능동적인 수사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북한당국이 대남 간첩에게 난수표 송신을 폐지했다고 하는데, 혹시 ‘휴대전화를 이용하면 간첩활동에 최상의 보안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라면 조금은 다행스런 일일까.

조금 다른 얘기지만, 최근 대북 이동통신사업 지원에 있어 북측 무선통신망에 CDMA방식 기술을 이전하고 그 설비를 우리측 주도로 구축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 이동통신기술은 누가 뭐라 해도 세계적 수준이다. 그러나 현대전(戰)에서 정보통신기술의 노하우를 적성 국가와 공유한다는 게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이고 바람직한 것일까.

지금도 휴전선 인근엔 우리측 이동전화의 북향(北向) 전파 월경을 방지하기 위한 특정 설비가 구축돼 있다. 벌거벗은 뒤 적을 알면 무엇 하는가. 북측이 우리 통신망을 도청할 수 없도록 해야 하고, 우리는 그들의 통신망을 도청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원칙이다. 손자병법을 굳이 논하지 않더라도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이 중대한 문제에 대해 정말로 진지하고 깊이 있는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국내 어디서도 확인되지 못한 CDMA방식 휴대전화의 도청 가능 여부 논란에 대해 관련정보와 자료를 토대로 필자 나름의 견해를 정리하고자 한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 문제에 대해 어느 한쪽에선 ‘무조건 가능하다', 다른 한쪽에선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로 갈라지더니 수년째 논란을 거듭하면서 이젠 당사자들이 두 눈 부릅뜨고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못 믿겠다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했다.

2000년 여름, 국내 보안장비 세일즈와 관련해 교류하고 있던 미국 뉴욕 소재 보안회사인 CCS사로부터 ‘CDMA 셀룰러 인터셉트 시스템(CDMA cellular intercept system) 모델 ****'란 자료와 가격(대당 33만5000달러)을 제시받은 후 고객들에게 먼저 이 사실을 정리해 발송했는데, 그 자료에 나타난 개요는 이렇다.

 

도청장비 세일즈 제의한 외국업체

 

이 시스템은 휴대용 CDMA전화기의 통화내용을 공중파에서 직접 가로챌 수 있는 것으로서, 특정 또는 불특정 디지털전화기의 채널별 대화내용을 제3자가 외부에서 모니터링(도·감청)할 수 있는 장비다.

이 시스템은 특정 채널에 대한 모니터링시에도 네트워크에 간섭을 주지 않아 전화통화 당사자는 감도 저하 등 이상징후를 전혀 느낄 수 없다.

이 시스템은 휴대형, 차량탑재형 두 가지 모델이 있다. 그리고 운영자 요구에 따라 채널수가 달라질 수 있고, 어디서 사용하는지에 따라 100∼1000가입자의 지정 및 2∼64채널의 동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동시에 얼마나 많은 음성채널을 청취(모니터링)하고 녹음할 수 있는지는 옵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이 시스템은 소프트웨어 windows 95, windows 98, windows NT에서 작동된다.

특기할 만한 내용으로, 이 시스템은 이동통신사업자 등 외부인의 협조가 불필요하며 도청시스템의 독립적 운용으로 이동추적이 가능하여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자 료엔 이런 내용을 포함하여 ‘아무쪼록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산업스파이의 정보획득을 위한 휴대전화 도청 공격에 대응하십시오'란 친절한 문구가 곁들여져 있었다. ‘세계적 타깃은 서울에 있습니다'라는 우리 회사의 슬로건처럼, 국내 첨단기술의 해외유출에 대비해 특정 정보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주지시키는 것은 당해 기업의 보안업무를 맡은 필자로선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 후 2001년 말에는 유럽에 소재한 모 보안회사가 CDMA방식 휴대전화 도청장비에 관한 방대한 자료와 함께 서?방문을 희망한다고 전해왔다. CDMA방식 휴대전화 도청장비가 엄연히 존재함을 알려주는 그 회사의 용건은 그 장비를 서울로 가져와 시연회를 하려는데 세일즈와 관련한 제반사항에 협조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기술적 어려움을 말하는 여러 주장에도 불구하고 CDMA방식 휴대전화 도청장비의 존재 유무를 둘러싼 논란은 무의미하다고 본다. 지명도 있는 외국의 보안회사들이 있지도 않은 도청장비를 해외로 판매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이겠는가.

실세 장관, 3부 요인, 검사장급 검찰간부, 경찰 고위층, 국회의원, 언론사 사장, 대기업 회장.... 이상은 모두 필자의 고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