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현지 기자]"유선전화 도청 방법은 20가지 이상, 집안 무선전화의 보안성은 '0(zero)'"

 

한마디로 유선 전화기와 CDMA 휴대폰을 제외한 무선전화의 보안성은 전혀 믿을 게 못된다는 얘기다.

도감청 방지 전문가인 안교승 한국통신보안 대표는 27일 "도감청의 유형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고, 마음만 먹으면 도청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유선전화의 경우 전화국내 단자함에서부터 단말전화기까지의 구간에만 약 20개의 도청장치를 부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전용선을 이용하면 도청대상자가 전화통화를 할 때마다 먼 곳에서 도청할 수 있고 자동으로 녹음도 가능한다. 구내 교환설비 프로그램도 조작하면 통화내용을 빼낼 수 있다.

무선전화도 CDMA 휴대폰을 제외한 주파수대역 49, 250, 380, 900MHZ의 경우, 통화내용은 물론 ARS 디코더를 이용해 주민번호는 물론 암호, 비밀번호 등이 그대로 노출된다.

해외에서 들여오는 250MHZ, 380MHZ 대역의 불법 무선전화기나 가장 많이 사용하는 900MHZ대역 무선전화기의 통화내용 노출 가능성은 100%라는 것. ARS 서비스 사용 시 디코더를 활용하면 주민번호는 물론 암호, 비밀번호도 쉽게 빼낼 수 있다.

유선-무선전화 이외의 도감청의 방법은 유선마이크로폰 등 고전적인 직접 도청 방식을 비롯해 레이저를 이용한 도청, 집음형 수신장치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레이저 도청은 목표빌딩의 유리창을 타깃으로 레이저빔을 발사, 되돌아오는 반사신호에 유리창의 진동에서 추출한 음성성분을 분석.수신하는 방식이다. 레이저 도청은 약 3000 피트 거리까지 도청이 가능하다.

안 대표는 "이밖에도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도감청이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도감청 방지 의뢰도 1년에 많게는 400~500 건까지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예전에는 단발성으로 도감청 방지 의뢰가 들어왔으나 최근에는 장비 일체를 구입해 수시로 도감청 여부를 체크하려는 곳이 늘어나는 등 정·재계가 도감청에 민감해져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5대 그룹 회장 중 네 명, 16대 대선 후보 빅 3중 두 명을 비롯해 3대 방송사 중 2개사, 상위 4대 신문사 중 3개사, 상위 4대 은행 중 3개사 등이 주요 고객"이라며 1996년 도청 감시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도청을 하다가 자사 감시망에 걸려든 사례도 여러 번 있었다"고 말했다.

CDMA 휴대폰 도감청과 관련해서는 "문의는 많지만 아직 확인이 안됐다"며 말을 아꼈다.
김현지기자 thatmuch@money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