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부 시절 모 국무총리가 도청공포에 시달린 끝에 민간 보안업체에 도청탐지를 의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보안전문가 안교승 한국통신보안(주) 대표는 28일 "국민의 정부 시절 국무총리실의 의뢰에 따라 총리 집무실, 접견실, 회의실, 삼청동 공관 등 전 구역에 대한 극비 보안 점검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안교승 대표는 "당시 은밀하게 만나자는 연락이 와 상담을 한 결과, 현직 국무총리실 관계자임을 알고 깜짝 놀랐다"면서 "극비리에 수 시간 동안 총리실 전 구역에 대한 도청 점검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도청장비 적발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이는 당시 현직 국무총리가 정부기관에 의해 실시되는 공식 보안점검 외에 민간업체에 극비 도청 조사를 맡길 정도로 도청불안에 시달렸다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안대표는 "한밤중에 온몸이 땀에 뒤범벅이 된 채로 국무총리실 구석구석을 살피면서 '도대체 누가 적인가?'라는 회의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 명단에는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실세장관, 3부요인, 검찰 고위간부, 경찰 고위층, 국회의원, 언론사 사장, 대기업 회장 등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김영삼 정부 시절 국가안전기획부(국정원의 전신)의 '미림'팀장이던 공운영씨는 자해 직전인 26일 "(도청)범위는 대통령 빼놓고 최상층부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02년 야당의 모 의원이 국회 정무위의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반도가 뒤집어질만한 도청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안교승 대표는 "국내에선 3~4년 주기로 도청이 큰 이슈로 떠오르는 것 같다"면서 "요즘 도청 파문으로 고객들의 의뢰가 평소보다 50%나 늘어났다"고 밝혔다.  

< 김 용 기자 ykim@>